안녕하세요. 퇴사 준비생 입니다.
예전부터 열심히 살았지만 운이 좋게도 대기업에 취업을 했습니다.
기흥에 있는 반도체 회사였고 입사부터 지금까지도 제 자신에게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지난 11년을 돌아보면 초기 5년 정도는 적응기 3년, 3년 부서를 옮기면서 도전했던 시기였습니다.
11년 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일했고, 투자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쯤 되니 몇 가지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1. DSR 40%에 막혀서 투자금을 확보할 수가 없었습니다.
직장인은 연봉에 비례해서 신용대출을 할 수 있는데 성과급은 유동적이다 보니 매년 투자금을 더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조금씩 투자를 하다 보니 결국엔 DSR에 의해서 투자금을 확보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대다수의 투자가 장기투자다 보니 회전률은 높지 않았고, 투자는 못하고 회사만 다니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2. 업무자체가 숙달되면서 반복되면 부서를 옮겼는데 과장 4,5년 차부터는 옮기는게 부담스러워 졌습니다.
제조업에 다니다 보면 불량률을 낮추기 위해 메뉴얼을 만들고, 체크리스트를 만듭니다.
결국에는 메뉴얼 대로 일하다 보면 숙달이 빠르고 실수가 적어집니다.
하지만 동일한 업무를 계속하고 새로운 도전은 부족해지니 메너리즘에 빠지게 됩니다.
2번 부서를 옮겼는데 한번은 같은 회로 설계에서 종류만 변경하였고, 두 번째는 연관은 있으나 다른 분야로 뛰어들었습니다.
3년에 한번씩 옮기면서 종합반도체인?이 되려고 했는데 과장 중간 정도되니 진급문제도 부딪히고 회사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의식이 되었습니다.
계속 옮겨 다니면서 밑바닥부터 성장하면 나는 재미있고 좋은데 연봉 값어치를 못하는 경우도 있었으니깐요.
3. 반도체 설계만 10년을 하다 보니 뭘 해도 다 비슷하게 느껴지면서 성장하지 못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회사생활에 적응하고, 업무에 적응하고, 바꾼 업무에 적응하고 이랬습니다.
그런데 하다 보니 모든 업무들이 아이디어, 설계, 시뮬레이션검증, 실리콘검증 싸이클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ROM설계,RAM설계,LAYOUT설계 3분야를 하면서 업을 바꿔도 결국엔 반도체의 업무 싸이클은 다 똑같은 것 같았습니다.
4. 부서를 여러 차례 옮기다 보니 한 분야에서 오래한 후배들이 제 상사로 가기 시작했습니다.
몇 년 전만해도 삼십대 후반의 리더들이 흔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리더라 함은 그 업무에 전문가여야 하는데 업을 자꾸 바꾸다 보니 연차, 나이는 후배인데 상사로 가는 경우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직급이고 나이고 어차피 일하는 건데 뭔 상관인가라는 마음이었는데 막상 이런 상황이 되니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5. 회사의 연봉 체계가 몇 번씩 업데이트 되면서 후배들이 더 많은 연봉을 받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끝에 되니 회사의 시스템들이 결국엔 내 시간을 돈으로 바꾸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시간으로 돈을 계산하니 중간중간 투잡을 뛰면서 동일한 시간을 채우면 더 돈을 많이 버는 게 아닌가? 아니면 커피 마시러 다니면서 중간중간 여유 있게 일하고 밤 늦게까지 일하면 되는 게 아닌가? 이런 옳지 못한 생각들을 했던거 같습니다.
그리고 연봉 체계 변경되는 부분에서 시기가 좀 어긋나서 연봉도 손해를 보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회사에서 돈을 바라보고 일하면 어려운 것 같습니다.
회사라는 곳에서는 부동산, 주식 등등 투자해서 버는 돈에 비해서는 작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개인적인 성취감 또는 리더가 되는 목표 등등 다른 것들에 초점을 맞추고 회사를 다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회사 입사 때와 비교하면 외국 바이어 앞에서 영어발표, 팀원 200명 앞에서 스터디 그룹 1등 발표, 세계 최초 타이틀 붙는 과제들 등등 정말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연봉 또한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많이 절약하고 적절하게 투자해서 조금의 자산도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한 곳에만 있는 것은 제 성향과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고생은 하겠지만 한걸음 한 걸음 발전해 나가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기도 하구요.
도전 중독 이런 단어랑 잘 어울리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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